2020. 12. 20. 16:26

망한 라면 레시피 1

라면 끓일 때 보통 이것저것 막 때려넣는 걸 좋아하고
특히 변비 방지를 위해 채소를 많이 넣는 걸 선호하다 보니
라면 하나 넣고 3~4인분이 만들어지기 십상이네요.
지인들한테 말로만 하면 실감이 안 날 것 같아서
라면 끓일 때 마다 사진 찍어서 남겨보고자 합니다.

재료 : 라면 1봉지, 만가닥버섯 1팩, 냉이 반 봉지, 양파 1개, 다진마늘, 냉동 해산물 약간, 냉동 만두 4개


라면을 먼저 넣습니다.
나중에 넣으면 면발이 물에 안 닿아서 익지를 않아요 ㅡㅡ
짜게 안 먹으려고 스프는 3/4정도 넣고 대신 맛을 포기합니다.

버섯 1팩을 대충 물로 휘휘 씻고 넣습니다.

냉이도 물에 대충 씻고 가위로 잘라 넣습니다.

양파를 가위로 대충 썰어넣고 다진마늘 한 숟갈, 후추도 뿌려줍니다.

국물 맛을 위해 냉동해산물을 약간 집어넣고 마침 냉동고에 있던 만두도 넣어줬습니다.

물을 550ml 부었는데 전혀 티가 안 나네요. 암튼 끓이기 시작

슬슬 끓기 시작해서 달걀 2개 깨 넣고 휘저어줍니다.

최종 완성본.
물을 좀 더 졸였어야 했는데 너무 빨리 불을 꺼서 밍밍한 냉이국 맛 나는 라면이었습니다 ^^;

2020. 8. 19. 23:32

부채살을 잔뜩 넣은 김치볶음밥

친구가 소고기 세 덩이를 선물로 보내서
두 덩이는 스테이크로 구워서 맛있게 먹었는데
세 번이나 스테이크 해먹기는 좀 그래서
남은 부채살로 뭘 해먹으면 좋을까 고민해봤는데,
부채살이란 부위가 그닥 조리법이 많지 않더라고요 ^^;;
요리법 중에 찹스테이크는 소스를 안 갖고 있고 육전은 손 많이 가서 패스,
그러다 볶음밥이 눈에 띄어서 이거다! 하고 재료를 모았습니다.

재료 : 부채살 1팩(200g), 마늘 한 움큼, 아스파라거스&버섯 약간(스테이크에 가니쉬로 넣으려고 사둔 것), 냉동 김치볶음밥 1팩

먼저 마늘, 아스파라거스, 버섯을 적당히 잘라 넣습니다.
(부채살은 미리 키친타올로 싸서 물기 제거 중)

기름 두르고 중불에 마늘향 날 때 까지 달달 볶아줍니다.

부채살 투하하고 역시 중불에 익힙니다.
(약불에는 잘 안 익네요)

1분 조금 지나서 뒤집어줍니다.
마늘이 타지 않게 계속 뒤적거려주고요.

저는 레어를 좋아하므로 겉면만 익히고 바로 가위로 잘게 잘라 버립니다.
어차피 밥 볶으면 같이 익으니.

김치볶음밥을 넣고 계속 중불로 달달달 볶아줍니다.
(처음 요리할 때는 웤질을 못 했는데 점점 늘어가는 스킬에 뿌듯)

고기가 너무 익지 않는 시점에서 조리 완료!

부채살 육즙을 느끼면서 볶음밥을 먹으니 호사스럽네요.
조리시간 & 손길이 세 배나 늘은 것만 빼면......

2020. 7. 15. 22:03

남은 회를 이용한 매운탕라면 요리

광어회를 사왔는데 다른 사이드도 같이 샀더니 회만 반절이나 남았네요.
그릇에 담아서 냉장고에 넣어놨는데 회는 하루이틀만 지나도 상한대서
다시 날것으로는 도저히 못 먹을 것 같아
매운탕 개념으로 끓여먹어 보기로 결정!

탕은 국물 맛으로 먹는 거니까 먼저 깊은 맛을 내주기 위해
파랑 마늘을 썰어서 기름에 볶습니다.

얼큰한 맛을 내주기 위해 고춧가루를 탈탈 붓고 다시 볶습니다.
(고추장이 없어서 고춧가루 많이 탄 건 안 비밀)

기름 향 팍팍 내준 후
애호박 1개, 바지락 1팩, 두부 1팩, 건표고버섯 한 줌, 파 송송, 다진마늘 한 숟갈,라면스프 1개를 집어넣습니다.

미나리 한 단 씻어서 썰어 넣은 순간 문제가 생긴 걸 느낍니다.
냄비 뚜껑 닫기도 벅참;;;

물 3컵(600ml) 붓고 팔팔 끓이다가 미나리 숨이 죽은 것 같아서 회를 털어넣었습니다.
냉동고에 굴림만두 남은게 있길래(3알) 같이 넣었습니다.

도무지 면을 넣을 공간이 안 보여서
진짜 횟집에서 매운탕 먹듯이 먼저 건더기를 건져 먹고 나중에 면을 넣고 끓이기로 결정.
고추장 없어도 나름 매운탕 느낌이 납니다.

열심히 회와 야채를 건져먹고 나서 면을 넣고 다시 끓여줍니다.

라면에 각종 재료 맛이 섞여 들어가서 요리같은 맛이 나네요.
회 남아서 처치 곤란하신 분들은 이런 식으로 처리하면 좋을 듯 해요~

2020. 6. 29. 21:48

남은 족발 활용 요리(마파족발두부!)

전에 족발을 사서 집에서 혼자 먹은 적 있는데,
족발 1인분을 혼자 먹으려니 도저히 무리라서
3등분 해서 하나를 먹고 둘은 냉동실에 얼려버렸어요.

일단 한 덩이는 라면에 넣어서 돈코츠라면처럼 끓여 먹었고,
남은 족발 활용 요리가 뭐 있을지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불족발 90%, 족발볶음밥 X%, 나머지...
뭐 땡기는 게 없어서 어찌 처리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집에 마침 부추 사둔게 있어서 찜을 해먹을 생각으로 다른 부재료 사러 마트 들렀는데
갑자기 두부가 눈에 들어와서 즉흥적으로 요리를 결정했습니다.

마파두부를 해서 족발을 같이 넣어먹자!

준비물

마파두부소스, 두부 1봉, 족발 한 덩이, 양배추, 부추
마파두부소스에서 추천하는 레시피에는 양파를 볶아 넣으라는데
양파 손질하기 귀찮아서 양배추를 샀어요.
사놓고 보니 부추 양이 매우 많네요. 양배추도...

먼저 부추를 씻어서 대충 썰어넣었습니다.
볶으려면 물기를 빼줘야 되는데, 게으름뱅이 독거인은 그런 과정을 과감히 생략하기로 합니다.
다 썰어넣고 보니 양이 진짜 많아서 당황.

이번엔 양배추를 썰어 넣습니다.
다시 양에 당황(2)

이대로 볶았다간 채즙만으로 국 끓여먹을 수 있을 듯 해서
그냥 이 상태에서 강불로 볶아 물기를 빼보기로 합니다.

한 5분 넘게 강불로 지져대니까 물기가 쫘악 나왔다가 말라갑니다.

물기가 어느 정도 빠졌다고 판단되어 기름을 달달 붓고 다시 볶아줍니다.

물기가 없는 듯 하여 대충 해동한 족발을 투하.
전자렌지에 30초 돌리고 상온에 잠깐 두었는데
오래 기다리기 싫어서 그냥 재료의 열기를 이용해 녹일 생각이었습니다.
근데 택도 없더군요 이대로 자고 일어나도 얼어붙은게 안 떨어질 것 같았어요.

그래서 걍 소스를 붓고 끓이면서 녹이기로 결정.
마파두부 소스를 붓고 물도 1/4컵 부었습니다.

이왕 소스 부은 김에 그냥 두부도 넣고 졸이는게 간이 잘 밸 것 같아서 두부도 넣어줍니다.

야채가 물을 다 흡수해버려서 국물이 안 나오는 통에 족발 해동이 제대로 안 돼서
물을 2큰술 정도 더 부었는데,
열을 가하니까 다시 재료에서 물이 쏟아져나와서 약불에 거의 10분 가까이 끓여댔습니다.
무슨 한약 달이는 줄.

마침내 완성!
물이 흥건하게 나와서 찌개를 먹는 기분이었네요.
맛은 족발찌개가 있다면 딱 그걸 먹은 느낌?

2020. 3. 22. 13:51

빈백(대형) 버리는 법

빈백을 처음 샀을 때 진짜 이런 신세계가 없었어요.
푹신푹신하고 몸 전체를 받쳐주면서 자세도 맘대로 할 수 있다니!
근데 오래 쓰다보니 지저분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고
중간에 외피를 몇 번 빨아 쓰긴 했는데
보충재를 빼냈다가 다시 옮겨넣는게 매우 불편했는데,
작년에 음식을 거하게 빈백에 엎은 이후 이제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근데 빈백을 당최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를 알 길이 없어서
인터넷으로 열심히 검색을 해봤는데,
빈백 버리는 후기는 거의 없다시피하네요.
그렇다고 이게 재활용품일리는 없고, 가구처럼 수거해가는 물건도 아닐테니
결국은 종량제 쓰레기봉투로 버릴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은 냈습니다.
그래서 작년 가을 쯤 100리터 짜리 봉투 2장, 50리터 짜리 봉투 1장을 사서
과감히 빈백을 열고 보충재를 쓰레기봉투에 옮기기 시작했는데...

1. 봉투가 부족하다!
250리터면 될 줄 알았는데 빈백 용량을 너무 과소평가한 것.

2. 보충재가 너무 강력하다!
모든 작업을 혼자서 하려다보니 쓰레기봉투를 고정시키고 그 위에다 쏟아부을 수가 없어서
쓰레받기로 덜어내서 옮겨닮는 작업을 했는데,
보충재들이 중간에 사방으로 튀어나오더니 정전기를 머금으면서 팝콘처럼 춤 추기 시작.

해서 겨우 100리터 하나, 50리터 하나 채워서 버리고
나머지는 짱박아둔지 반년이 지나고...

코로나 땜에 격리생활로 지쳐가던 차에
방구석에 커다랗게 공간만 차지하고 있는 빈백 잔해물이 눈에 들어와서 다시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집에 20리터짜리 봉투가 여럿 있어서 여기에 최대한 나눠 담고 나머지는 100리터 봉투에 구겨넣기로 계획을 짰는데,
봉투 하나 옮기는 데에도 엄청난 사투가 진행되네요.

저렇게 빈백에서 파내서 봉투에 담는 사이
옆으로 흐르고 정전기로 하늘에 막 튀어오르고 하는 하얀 똥덩어리들...

(봉투 하나 채우고 남은 잔해물)

걍 바닥에 다 쏟아서 치우면 되지 않냐 싶겠지만,
한 번 쏟아진 보충재들은 정전기 파워를 획득해서 도무지 컨트롤이 안 되기 때문에...
(캡틴파워 초자력 충전! 이 기억나시는 분 있나요)

그나마도 지난 번의 고생을 경험한 후에

이 녀석의 힘을 빌려서 겨우 정전기를 무마시켜가면서 작업했기에 망정이지
(물을 뿌리면 뭉쳐서 일하기는 편한데 그렇다고 너무 뿌리면 바닥이고 벽이고 축축해지니 적당히 하는게 관건)
아니었으면 오늘 하루 내내 쓸어담고 튀어나간거 모으고 다시 쓸어담으면 절반은 튀어나가고... 를 무한 반복했을지도.
(테이프는 쓰레기봉투를 묶는 순간에도 빈 틈을 통해 보충재들이 팝콘처럼 튀어나가기 땜에 아예 입구를 봉해버리는 용도)

1시간 만에 봉투 3개를 채우고 마무리가 됐네요.
혼자 사는 사람한테 빈백은 사치용품인가... 훌쩍.

(바닥에 남은 나머지 잔해는 쓰레기통이 차면 같이 보내줄 생각... 지겨웠다 잘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