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27. 11:04

하와이 전통음식(루아우 연회식) - 위드코로나 시대 신혼여행 성공기

하와이에서 최대한 이것저것 맛집 찾아 먹으려고 노력했는데,
적어도 한 끼는 하와이 현지식을 먹고 싶었어요.
하와이 전통요리 하면 보통 포케, 로꼬모꼬, 무스비 등이 유명한데
얘들은 일본인들이 건너가면서 유행하게 된 음식들이라...
진짜 리얼 전통음식을 찾아보는 과정에서
한인택시 기사분께서 전통음식에 대한 정보를 주셔서
알라모아나 쇼핑센터 푸드코트에서 식당을 찾아서 음식을 시켰습니다.

먼저 루아우라는 하와이 전통 축제가 있는데,
이 때 각종 음식을 준비해서 같이 먹었고
그 음식들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고 해요.
메인요리인 돼지고기 요리에 각종 음식들이 같이 나온대서
싹 다 맛보기 위해 왕창 주문했습니다.

저희가 시킨 음식 구성은 요래요.
각 음식에 대한 세부 평가 갑니다.

1. 칼루아 피그
돼지고기를 진흙에 발라서 땅에 묻고 4시간 이상 구워내 기름기를 쪽 뺀 구이요리.
설명만 들었을 때는 정말 무지하게 맛있을 줄 알았는데,
먹으면 먹을 수록 참치통조림과 장조림 사이 그 어딘가의 맛이...
고기를 잘게잘게 찢어놔서 씹는 느낌도 안 나요.

2. 라우라우
토란잎 등으로 돼지고기나 연어를 싸서 쪄서 먹는 요리.
이게 제일 맛있었어요.
사진에는 나물무침만 보이는데 그 안에 연어가 들어가 있었고
적당히 간도 돼 있어요.
잎은 시래기 나물무침 맛이라 신기하고 익숙한 맛.

3. 포이
토란 뿌리를 갈아서 죽 형태로 만든 음식.
하와이에서는 아이들한테 먹이는 이유식이고 매우 영양가도 높다고...
해서 떠먹어봤는데
밍밍하고 시기만 했어요 도무지 다 못 먹어서 버림 ^^;
제일 실망한 음식.

4. 로미로미살몬
다진 연어, 토마토, 양파를 소스에 절여서 차갑게 먹는 음식.
코울슬로 시큼 버전 생각하시면 됩니다.
맛은 나쁘지 않음.

5. 하우피아
코코넛 푸딩으로 디저트 요리.
디저트는 달다는게 공식 아니었나...
저는 처음에 두부인 줄 알았어요 ^^;;;

택시기사분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얘기는 했었는데
먹어보니 뭐랄까 참... 제 입맛엔 안 맞네요 ㅋㅋㅋㅋ
음식들이 간도 세지 않고 신맛이 강하게 나서...
만약 찾아드시고 싶으면 너무 많이 시키지 말고 조금만 시켜서 드셔보시고
입맛에 맞다 싶으면 더 사먹는 걸 추천 드립니다.

2022. 5. 20. 17:26

하와이 스테이크쉑(stake shack) 후기 - 위드코로나 시대 신혼여행 성공기

하와이에서 이것저것 먹었는데,
주로 스테이크 위주로 먹은 것 같고
그 중에 가장 맛있었던 집이 바로 스테이크쉑이라는 테이크아웃 전문점이었습니다.
위치는 와이키키 해변 시작 지점이라고 보면 될 것 같고,
트럼프호텔이나 아래 포트드루시해변공원을 잡고 찾아가면 편하게 찾을 수 있습니다.

지도 상으로는 건물 중간에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해변가 끝까지 걸어가야 가게가 나옵니다.
테이크아웃 전문점이라 가게는 조그맣고,
메뉴도 매우 단촐합니다.
(종류 : 고기/치킨/콤보
양 : 10oz/12oz/14oz
기타 : 음료 몇 개 등
메뉴판이 이랬던 걸로 기억)

(해변가가 멋져서 가게 들르기 전에 한 컷 촬영)

매우 인기있는 집이라 식사시간에 가면 30분 이상 기다려야 하고,
주문 시 닉네임을 알려주면 직원이 몇 분 있다 찾아오라고 해줍니다.
(테이크아웃인데 계산 시 팁은 붙는...)

조리 완료돼서 받아오면 숙소에 가져가서 먹거나
해변공원 벤치를 잡아서 먹으면 되는데,
저녁에 가서 벤치를 잡아놓고 해 지는 걸 보면서 먹는게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벤치 잡기가 쉽진 않습니다 ^^;)
미리 마트에서 맥주를 사서 같이 먹으면 금상첨화!

직화구이 스테이크와 채소, 소스 2종, 쌀밥을 용기에 담아줍니다.
찹스테이크 형식이고 하와이답지 않게 가격도 저렴한데,
일단 먹어보면 어지간한 토마호크 스테이크 못지 않은 맛이 나요.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하와이 스테이크 집이 울프강인걸로 알고 있는데,
가성비로 따지면 도무지 비교가 안 될 정도.
담에 하와이 또 가게 되면 무조건 먹을 맛집이예요!

(노을을 보며 먹는 저녁식사라 두 배로 꿀맛)

2022. 5. 19. 16:54

호텔 결정 과정 및 알로힐라니 후기 - 위드코로나 시대 신혼여행 성공기

해외여행을 가려면 일단 두 가지가 확정돼야죠.
비행기 & 숙소.
비행기야 선택사항이 한정적이라 - 어차피 그날 있는 비행기를 골라야 하니 - 크게 고민할 여지가 없지만
숙소는 워낙 선택의 폭이 넓어서 계약 직전까지 머리를 쥐어뜯게 됩니다.

일단 호텔 / 민박 / 에어비앤비로 크게 선택지가 놓이는데,
신혼여행에서 호텔 말고 다른 선택사항은 없는게 당연.
(각종 후기를 보면 어지간히 돈 아껴갈 거 아니면 하와이는 그냥 호텔 가라고...)
하와이 여행의 중심지인 와이키키 해변을 끼고 수백개의 호텔이 밀집해 있는데,
대충 호텔들에 대해 평가를 해보자면
오션뷰냐 시티뷰냐에 따라 가격이 확 달라지고
오션뷰도 무슨 오션 프론트 뷰, 그냥 오션뷰, 파셜 오션뷰로 나뉘네요.
(오션 프론트 뷰 : 거실에서 바다가 환히 보이는 곳
오션뷰 : 거실에서 바다가 일부만 보이면 무조건 오션뷰라고 올림
파셜 오션뷰 : 숙소 안 창문 어디에선가 아무튼 바다 귀퉁이만 보이면 파셜뷰라고 우길 수 있음
대충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시티뷰는 바다가 정말 1도 안 보이는 거 ㅋㅋㅋ)
옛날에는 5성급 호텔이 우리나라 모텔만도 못한 수준이었다는데
요새는 대부분의 호텔들이 리모델링을 끝내서 깨끗하다고 하네요.
제 멋대로 등급을 나눠 보자면
1티어 : 와이키키 해변 앞에 세워진 호텔
2티어 : 와이키키 해변에서 도로 하나 건너서 세워진 호텔(여기까지가 오션뷰 가능)
3티어 : 해변 상가지구 안쪽에 세워진 호텔
이렇게 나눌 수 있을 듯 하고
가격도 대충 위 순서대로 저렴해졌어요.

저희는 일단 여행사 플래너 분께서
쉐라톤 와이키키 / 하얏트 센트릭 / 알로힐라니 / 카할라
네 개로 견적을 내주셨는데,
쉐라톤은 호텔 바로 앞이 해변이라 제일 비쌌고,
하얏트는 시티뷰라 저렴이로 승부,
카할라는 와이키키해변에서 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서 조용한 게 장점인데
알로힐라니는 적당히 싸면서 호텔 나와서 길 건너면 바로 와이키키해변이라서
고민 끝에 알로힐라니로 결정했습니다.

(호텔 전경)

카운터에는 낮이고 밤이고 사람들이 계속 줄 서 있었는데,
직원들이 다들 친절하게 응대해주더라고요.

저희는 5박을 쭉 묵어서 오션뷰로 업그레이드 혜택을 받았는데,
숙소 가보니 아 그냥 오션뷰랑 오션프론트뷰는 차이가 있구나~ 하고 느끼게 됐네요 ㅎㅎ

일단 방은 넓지는 않습니다.
문 옆에 화장실과 옷 거는 공간이 있고,
방 안은 라지킹 사이즈 침대 하나랑 테이블과 티비, 협탁 하나와 2인용 소파가 놓여져 있었어요.
방에는 각종 커피(캡슐부터 스틱까지), 생수 2병과 어메니티 와인이 놓여 있었습니다.
실내 컨디션은 깨끗하고 좋았는데,
방 청소를 이틀에 한 번만 해주네요...
걍 팁 하루 굳혔다 생각하는게 편할 듯.
뭐 수건은 달라는 대로 줍니다.

방 안에서 바깥을 보면 이렇게만 보이지만

테라스로 나가면 탁 트인 바다를 감상할 수 있네요.
정말 봐도봐도 안 질리던 와이키키해변.
아, 테라스도 좁아요 둘이서 의자 갖다놓고 앉으면 끝. ㅎㅎ

5층에는 호텔 수영장과 자쿠지(온탕), 풀 바가 있습니다.
풀 바에서 칵테일 마시면서 푹 쉬는게 로망이었으나
일정이 촉박해서 못 한게 아쉽네요 ㅠㅠ

물은 1층에 있는 식수대에서 떠먹어야 됩니다.

호텔 내에는 큰 수족관이 있어서 나름 유명한 듯 해요.
옆에 KAI COFFEE가 입점해 있어서 커피 마시면서 멍때리기 딱 좋은.
매일 10시반에 먹이를 준다는데,
그 시간에 호텔에 있기엔 너무 아까워서 보지는 못했습니다.

호텔 수영장은 컨디션도 좋고 물도 차갑지 않아서 아무 때고 이용할 수 있었어요.
비치타올 받아서 벤치에 누워 있으니 편-안.

넓지는 않지만 막 붐비거나 하진 않아서 즐기기엔 나쁘지 않습니다.

호텔 식당은 최대한 현지 맛집을 찾아다니느라 아쉽게도 이용하지 못했는데,
1층에 있는 펍은 나름 괜찮나봐요 밤에 줄 서서 입장하고 있었음.

처음에 호텔 위치가 와이키키 중심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는 설명을 받아서
해변가에 놀러가기 힘든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호텔 바로 앞이 해변이어서 그 부분은 문제가 없었습니다.
보니까 유명한 호텔들이 다 지근거리에 뭉쳐 있더라고요.
다만 쇼핑을 선호하는 분들이면 조금 불편할 수는 있겠다 싶습니다.
알라모아나 쇼핑센터는 걸어서 가기는 무리고,
중심 상권도 10분은 걸어갈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단순히 왔다갔다 하는 건 괜찮은데 선물을 바리바리 들고 다니기는 약간 힘들지도...?

주차는 하루에 주차비 40달러씩 받는다는데
저는 렌트를 아예 안 해서 주차장 상태는 못 봤어요.

전체적으로 평가하면
가성비 측면에서 충분히 만족할 만한 호텔 같아요.
예전 이용 후기들을 보면 안 좋다는 평가가 자주 보여서 내심 걱정했었는데
묵는 기간 동안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습니다.
만약 다음에 또 묵을 일이 있다면 그 때는 프론트 오션뷰로...

(오후에 찍은 테라스 바깥 풍경 사진으로 마무리)

ps. 호텔에서 다이아몬드헤드까지 걸어서 1시간 걸립니다 구글지도 보고 걸어갈 생각은 마시길.

2022. 5. 13. 16:17

하와이안항공 후기 - 위드코로나 시대 신혼여행 성공기

작년 11월에 허니문 일정 잡으면서
막연하게 내년엔 풀리겠지!
하는 생각으로 덜컥 하와이를 계약했는데,
올해 3월 말에 격리가 완전히 해제돼서 무사히 신혼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네요.
여행일정 정리 겸 하여 다녀온 곳들에 대한 후기를 남겨봅니다.

먼저 항공부터.

하와이 직항 항공사 중에서 하와이안항공이 제일 싸서 여기로 티켓을 정했어요.
물론 싼 만큼 단점이 있는데,
취소규정이 한국과 달라서 중간에 체크를 잘 하셔야 합니다.
취소수수료 규정이
출발일로부터 91일 이전 취소 : 3만원
90일 ~ 61일 이내 취소 : 5만원
60일 ~ 15일 이내 취소 : 20만원
14일 ~ 4일 이내 취소 : 24만원
3일 이내 취소 : 30만원
이라서 2개월 남은 상태에서 취소하면 인당 20만원 씩 버리는... ㅠㅠ

비행기 크기는 중형 정도인 것 같아요.

좌석도 이코노미석은 그리 넓진 않고,
2 / 4 / 2 순으로 배치돼 있습니다.
비행기 탔을 때 창가쪽 2인석은 죄다 신혼부부들이 앉아 있고
가운데 4인석은 하나나 둘 정도만 승객이 있어서
혼자 앉은 사람은 이코노미 클래스가 눕코노미 좌석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기적이...

좌석마다 담요 하나랑 작은 봉투 하나가 있고,
봉투는 뜯어보니 이어폰, 안대, 귀마개가 있어서 자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비행기만 타면 왠지 찍고 싶어지는 바깥 풍경 - 인천공항 출발 직후)

승무원들은 한국 노선 답게 한국어를 대부분 할 줄 알아서 불편한 점은 없었고,
좌석 티비에서도 한국어 더빙/자막을 지원해주는 영화나 드라마가 꽤 있었는데
저는 극장에서 못 봤던 듄을 감상했습니다.
영화/드라마/아동용 만화/다큐멘터리 등 매우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어요.

(이 화면은 모든 항공사 공통인 듯)

4월에는 코로나 여파로 기내식이 매우 부실했습니다 ㅠㅜ
식사가 두 끼 나오는데 한 끼는 쌀밥, 불고기에 구운야채반찬이고 한 끼는 빵이나 샌드위치를 줬네요.

(와이프 몫까지 맥주 받아다 혼자 꿀꺽)
옛날 같았으면 비행 중간에 컵라면 받아다 먹는게 참 별미였을텐데
안 줘서 아쉽...
대신 술을 주구장창 받아 마셨습니다 ㅎㅎ

맥주는 하이네켄이랑 마우이맥주 중에 고르라고 해서 마우이 맥주를 마셔봤는데 맛이 괜찮았고,
위스키는 작은 병으로, 와인은 컵에 따라서 줍니다.
술은 달라는 대로 다 주는 걸 항상 당연하게 여겼는데
어떤 승무원이 한 사람이 하나만 받아야 된다고(술이건 음료수건) 정색해서 황당.

기내식 메뉴 중에서 고추장 튜브는 혹시라도 한식이 그리워질지 몰라서
안 먹고 하와이에 들고 들어갈까 고민했는데,
기내식을 반입하는 건 금지되어 있다고 하네요.
호놀룰루 공항에 돌아다니는 강아지들이 아주 그냥 신나게 적발해내고 있었습니다.
폐백할 때 받은 밤이랑 대추도 들고 오면 100% 걸려요 개코가 진짜 무섭네요 ㅎㅎ
(실제로 짐 찾는 중에 최소한 5명이 걸려서 경찰과 면담하는 걸 목격)
재수없으면 벌금이니 주의하세요.

비행 시간은 갈 때는 8시간30분 걸렸는데
올 때는 11시간 걸렸어요.
바람이 우리나라에서 하와이 쪽으로 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귀국 길에 비행기멀미가 오는 바람에 무지하게 고생했는데,
친절한 승무원분이 얼음주머니를 가져다 주고
중간에 승객 없는 4인석 자리로 안내해줘서
다행히 잘 도착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외국 항공사라서 더 불편하거나 한 점은 없어서
하와이 갈 때 서비스가 걱정되는 분들은 안심하고 이용해도 될 듯 합니다~
(아, 식사 빼고...)

하와이를 뒤로 두고 찍은 사진으로 마무리 - 갈 때랑 올 때 둘 다 날개 옆에 앉게 돼서 경치 페널티를 입었습니다 ㅠㅠ

2020. 3. 22. 13:51

빈백(대형) 버리는 법

빈백을 처음 샀을 때 진짜 이런 신세계가 없었어요.
푹신푹신하고 몸 전체를 받쳐주면서 자세도 맘대로 할 수 있다니!
근데 오래 쓰다보니 지저분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고
중간에 외피를 몇 번 빨아 쓰긴 했는데
보충재를 빼냈다가 다시 옮겨넣는게 매우 불편했는데,
작년에 음식을 거하게 빈백에 엎은 이후 이제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근데 빈백을 당최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를 알 길이 없어서
인터넷으로 열심히 검색을 해봤는데,
빈백 버리는 후기는 거의 없다시피하네요.
그렇다고 이게 재활용품일리는 없고, 가구처럼 수거해가는 물건도 아닐테니
결국은 종량제 쓰레기봉투로 버릴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은 냈습니다.
그래서 작년 가을 쯤 100리터 짜리 봉투 2장, 50리터 짜리 봉투 1장을 사서
과감히 빈백을 열고 보충재를 쓰레기봉투에 옮기기 시작했는데...

1. 봉투가 부족하다!
250리터면 될 줄 알았는데 빈백 용량을 너무 과소평가한 것.

2. 보충재가 너무 강력하다!
모든 작업을 혼자서 하려다보니 쓰레기봉투를 고정시키고 그 위에다 쏟아부을 수가 없어서
쓰레받기로 덜어내서 옮겨닮는 작업을 했는데,
보충재들이 중간에 사방으로 튀어나오더니 정전기를 머금으면서 팝콘처럼 춤 추기 시작.

해서 겨우 100리터 하나, 50리터 하나 채워서 버리고
나머지는 짱박아둔지 반년이 지나고...

코로나 땜에 격리생활로 지쳐가던 차에
방구석에 커다랗게 공간만 차지하고 있는 빈백 잔해물이 눈에 들어와서 다시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집에 20리터짜리 봉투가 여럿 있어서 여기에 최대한 나눠 담고 나머지는 100리터 봉투에 구겨넣기로 계획을 짰는데,
봉투 하나 옮기는 데에도 엄청난 사투가 진행되네요.

저렇게 빈백에서 파내서 봉투에 담는 사이
옆으로 흐르고 정전기로 하늘에 막 튀어오르고 하는 하얀 똥덩어리들...

(봉투 하나 채우고 남은 잔해물)

걍 바닥에 다 쏟아서 치우면 되지 않냐 싶겠지만,
한 번 쏟아진 보충재들은 정전기 파워를 획득해서 도무지 컨트롤이 안 되기 때문에...
(캡틴파워 초자력 충전! 이 기억나시는 분 있나요)

그나마도 지난 번의 고생을 경험한 후에

이 녀석의 힘을 빌려서 겨우 정전기를 무마시켜가면서 작업했기에 망정이지
(물을 뿌리면 뭉쳐서 일하기는 편한데 그렇다고 너무 뿌리면 바닥이고 벽이고 축축해지니 적당히 하는게 관건)
아니었으면 오늘 하루 내내 쓸어담고 튀어나간거 모으고 다시 쓸어담으면 절반은 튀어나가고... 를 무한 반복했을지도.
(테이프는 쓰레기봉투를 묶는 순간에도 빈 틈을 통해 보충재들이 팝콘처럼 튀어나가기 땜에 아예 입구를 봉해버리는 용도)

1시간 만에 봉투 3개를 채우고 마무리가 됐네요.
혼자 사는 사람한테 빈백은 사치용품인가... 훌쩍.

(바닥에 남은 나머지 잔해는 쓰레기통이 차면 같이 보내줄 생각... 지겨웠다 잘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