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8. 13:37

볼링 훅을 독학으로 익히면서 느끼는 고충들에 대해 정리

한참 볼링에 빠져 있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한 2년 가까이 볼링장을 못 갔습니다.

뭐 중간에 간간히(반년에 1게임 꼴?) 볼링장 가보긴 했는데

술 마시고 가거나, 리조트 부대시설 같은 곳에 가서 치거나 해서 점수가 완전 엉망이었네요.

(평균 50~70점대 ㅎㅎ)

확실히, 볼링은 많이, 그리고 꾸준히 치면 점수가 오릅니다.

 

근래에 다시 볼링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블로그에 계속 사람들이 볼링으로 검색해서 들어오는 것도 부담스럽고... 글도 몇 개 없는데 ㅡㅡ;)

볼링 치면서 나름대로 느꼈던 고민들과 그 해결책에 대해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1. 어떨 때는 훅이 잘 먹어서 뿌듯했었는데, 어떤 날은 전혀 훅이 안 먹어서 창피했어요

 

자기가 볼링 잘 친다고 항상 자랑하는데 막상 볼링장 같이 가보면 점수가 개판인 사람들이 가끔 있죠.

그러면 게임 끝나고 나서 오늘이 정말 이상한 날이라고 원래 평균 150씩 친다고 억울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물론 허풍일 경우도 없진 않지만, 보통 이 경우는 훅을 시전하는 사람들에게서 자주 나옵니다.

스트레이트를 구사하는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 치더라도 본인의 에버리지 점수에서 크게 차이가 안 나요.

위 사람들의 대표적인 증상은

처음 공을 굴리면 항상 2/3지점 정도에서 거터로 빠지거나 6, 10번핀 언저리로만 공이 굴러가고,

스페어를 할 때에는 7, 8번핀 처리가 전혀 안 되는 것.

제가 저 꼴을 몇 번 당해봤습니다. ㅠㅠ

위의 경우 제가 생각하는 해결책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공을 던질 때 천천히 던진다

공이 옆으로 굴러가는 회전력보다 앞으로 돌진하는 추진력이 높으면 훅이 안 먹으니까

평소에 던질 때보다 천천히, 스핀은 똑같이 주면서 던지면 됩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볼링을 치다 보면 레인에 기름칠이 멋대로 그어져서

어느 정도로 힘을 가감해야 될지에 대해 초반에 애를 좀 많이 먹을 수 있습니다.

그닥 추천하지 않는 방법.

 

(2) 직원한테 레인 걸레질 좀 해달라고 요청한다

보통 취미로 볼링 치러 갔는데 이 정도까지는 안 하죠 ^^;

걸레질을 해주면 기름칠이 정돈되어서 훅을 구사하는데 약간의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방법은 저도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 민망해서...

 

(3) 레인 상황을 파악해서 릴리즈 포인트를 변경한다

레인을 오래 쓰면 스크래치도 나고 해서 스핀이 잘 먹는 구간과 안 먹는 구간이 생길 수 있답니다.

그걸 감안해서 평소에는 오른쪽 끝에서 던지던 것을 약간 왼쪽에서 던진다던가,

훅이 들어가는 포인트를 변경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볼링을 칠 줄 알게 되면

어느 볼링장에서든지 점수가 잘 나올 수 있겠지요?

 

(4) 한 곳에서만 치지 말고 여러 볼링장을 가본다

3번을 할 줄 알려면 결국 경험이 많아야 됩니다.

같은 볼링장도 아침에 칠 때랑 저녁에 칠 때 레인 상황이 다른데

볼링장이 달라지면 당연히 볼링 치는 법도 달라져야죠.

그게 싫으면 다른 사람들을 항상 본인의 동네로 부르는 것도 방법은 방법이겠네요.

 

2. 스페어 처리(한 핀이나 두 핀 가량 남을 때)

 

훅을 칠 수 있게 되니까 희한하게 그냥 공을 굴려도 일직선으로 안 굴러가더라고요 ㅡㅡ; (손이 삐꾸같음)

공이 여러개 남으면 앞에거 하나 치면 뒤엣 핀들도 어떻게든 엮어서 쓰러뜨리겠는데

핀이 하나 남거나 여러개 남아도 외각에 모여있거나 하면 은근히 신경 쓰입니다. 

 

보통 저 상태에서 1구를 날렸을 때 6,9,10번 위치의 핀이 남을 경우와 그 외의 핀이 남을 경우로 나누겠습니다.

(왼쪽 방향으로 훅을 먹일 경우니까 오른쪽 방향으로 훅을 먹이는 사람은 방향만 반대로 보세요)

 

(1) 6,9,10번 이외의 핀이 남았을 때

가운데 쪽이 남으면 그냥 처음에 던질 때처럼 하면 되고,

가운데 쪽인데 뒷쪽 핀이 남으면(대표적으로 5번) 훅을 약간 덜 먹입니다.

7번에 가깝게 핀이 남으면 훅을 좀 세게 먹이면 됩니다.

훅이 얼마나 먹는지 파악하는 정도에 따라서 처음 한 두 프레임은 스페어처리 못 할 수도 있습니다.

 

(2) 6,9,10번 핀이 남았을 때

차라리 훅을 배우기 전이 저거 치기 더 쉬웠는데 하는 아쉬움은 뒤로 접어두고,

세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쓰면 됩니다.

 

그림 그대로 일직선으로 굴리는 방법.

본인이 훅도 되고 스트레이트도 된다고 할 경우에는 이렇게 스페어처리 하시는게 제일 편하다고 생각합니다.

 

훅을 구사하는 유저들이 가장 많이 쓰는 방법입니다.

어차피 왼쪽으로 공이 꺾이니까 던지는 방향을 사선으로 조정해서 스페어 처리를 하는 방법인데,

이게 잘 되면 정말 기분 좋은데 안 되면 엄청 스트레스 쌓이더라고요.

내가 훅을 어느 정도로 구사하는지에 대한 완벽한 이해 및 레인 파악이 잘 되어있어야 가능합니다.

시계방향으로 회전을 줘서 반대로 훅을 먹이는 방법입니다.

제가 자주 쓰는 방법인데,

손을 무리하게 꺾어서 그런지 손목이나 손가락에 약간 무리가 가네요.

잘만 쓰면 훅을 양방향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줄 알고 사람들이 놀란 눈으로 쳐다보는 재미가 따라옵니다. ^^

 

3. 그 외 소소한 고민들

 

(1) 공은 무거운게 좋아요 가벼운게 좋아요?

    - 들 수만 있으면 무거운게 좋습니다만 그냥 적당히 팔힘에 맞춰서 드세요. 무리해서 들면 몇 게임 못 칩니다.

(2) 분명히 공의 궤적은 스트라이크성으로 잘 들어가는데 꼭 핀이 남아요.

    - 스트라이크의 원리는 공으로 핀을 도미노처럼 쓰러뜨리는게 아니라 공의 회전으로 인해

      부딪힌 핀이 옆으로 돌면서 쓰러져서 한 개의 핀이 뒷쪽의 여러 개의 핀을 무너뜨리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공이 회전을 많이 할 수록 스트라이크의 확률이 올라갑니다.

      훅을 세게 먹이세요!!(이 말을 제일 많이 하는 듯... 무책임한가 ^^;)

 

어디까지나 독학으로 멋대로 익힌 거라서 해결책도 멋대로입니다.

제가 뭐 에버리지 200 찍는 고수도 아니고 하니 그냥 이런 식으로 치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봐주시면 될 듯 해요.

요새 우리동네예체능으로 인해 볼링에 관심 갖는 사람이 많이 늘었다고 들었는데,

이런 글이라도 보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2011. 7. 13. 19:27

볼링 훅 치는법(지극히 주관적인 개념에서)


블로그에 근래 묘하게 사람들이 많이 접속하는 가장 큰 이유가 '볼링 훅 도전기' 글인 것 같아서
훅을 어떻게 치는지도 안 써놓은 글로 낚시질을 하는 것 같은 불편한 마음이 드는 관계로
제가 독학으로 익힌 훅을 치는 방법에 대해 최대한 설명을 해보려고 합니다.
그 누구한테도 조언을 받지 않고 익힌 것이라서 정석과는 완전 동떨어진 내용일 수 있으므로
아 이놈은 이런 식으로 훅을 치는구나 하는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1. 훅을 구사하는 기술
훅을 구사하는 기술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리프팅, 하나는 턴.
다른 방법이 있다고 해도 저는 모릅니다. 독학의 한계예요 ^^;
기술의 설명에 앞서,
어떤게 더 고급기술인지, 어떤게 더 훅을 하기에 좋은지 이런거 모릅니다.
본인이 하기 쉬운 기술이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다만 각 기술의 사용에 있어서 제가 느꼈던 점을 위주로 쓰겠습니다.

(1) 리프팅
간단히 하면 손가락을 털어주는 기술입니다...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이게 뭔지 몸으로 익히는데 두 달 걸렸으니...(잘 하는 사람한테서 직접 배우는걸 다시 한 번 추천!)
제가 생각하는 가장 쉬운 리프팅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진과 같이 손바닥이 몸을 향하고 있어야 합니다. (공을 이렇게 잡고 있으란 소리)

 

보통은 손바닥이 정면을 향하고 있죠.

아무튼 손바닥이 몸을 향하도록 공을 잡고 릴리즈 단계로 들어갑니다.

 

손이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엄지손가락을 뺍니다.(맨 위 사진이랑 엄지손가락 위치가 틀려요 ^^;)
물론 여기서의 '자연스럽게'가 말이 쉽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던지다 보니까 되더라고요 '_'

 

구멍 안에 들어가 있던 셋째, 넷째 손가락을 펼치는 느낌으로 공을 털어줍니다.
이해가 안 되면 악수할 때 손을 움직이는 거랑 같은 느낌으로 던진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물론 볼링공을 위아래로 흔들라는 소리는 아니고, 악수하면서 손이 내려갔다 '올라오는' 시점을 생각하면 될 듯?

그리고 엄지손가락이 빠져나온 이후 공을 던질 때까지의 짧은 순간 동안에 얼마나 빨리 털어주냐에 따라서
공의 회전력이 결정되는 것 같네요.

리프팅을 하게 되면

 

1. 그림처럼 공에 옆으로 회전이 걸리게 됩니다. 따라서
2. 그림처럼 공이 회전하면서 앞으로 굴러가는 걸 보게 됩니다. 

본인은 공에 회전을 넣는데 전혀 훅이 되지 않는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으시면
저는 이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의 가운데를 중심축으로 해서 빙글빙글 돌면서 회전을 하는 경우죠.
이 경우에는 공이 옆으로 굴러갈 만한(훅을 할 수 있는) 회전력이 안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저만의 이론이므로 틀릴 가능성 99.9%입니다. 회전하는데 훅이 안 되면 공이 저렇게 보이더라고요 ㅋ)

독학하면서 느꼈던 점은,
처음에는 턴을 해야 공이 휘는 줄 알고 열심히 연습해봤는데 공이 거의 휘지 않아서 거의 포기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볼링을 잘 치던 지인이 공을 던질 때 손의 모양이 좀 특이했던게 갑자기 기억나면서
손바닥을 정면이 아닌 몸쪽으로 향하게 하고 던지면 회전을 줄 수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다음날 볼링장에 가서 해봤는데 거짓말같이 훅이 됩디다.
나중에 찾아보니까 이게 리프팅이더군요 ㅡㅡ;
아무튼, 손 모양만 저렇게 만들면 리프팅 하는건 생각보다 쉬워요 ^^
그리고 리프팅의 장점은 손을 튕겨주는 힘에 따라서 공의 회전력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봅니다.
왼쪽에 핀이 남을 경우 회전만 더 강하게 해주면 공이 구석으로 들어가니까 스페어 처리가 용이해져요.
오른쪽에 핀이 남으면 각자 알아서 처리를...(훅이 되는 순간 최대의 고민거리로 돌변하는 오른쪽 남은 핀 ㅋ)

(2) 턴
리프팅이 손가락을 튕겨주는 기술이면 이건 손 자체를 돌려주는 기술입니다.
사실 리프팅만 해도 어느 정도 훅은 구사할 수 있지만,
볼링장마다 레인에 기름질을 하는 정도가 틀려서
어느 볼링장은 훅이 좌악 들어가는 곳도 있고 어느 볼링장은 죽어라 던져도 훅이 안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리프팅과 턴을 같이 해줘야 공에 더욱 강한 회전을 먹일 수 있게 됩니다.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손바닥이 앞을 향하게 공을 잡고 릴리즈 단계에 들어갑니다.

 

손이 회전하고 있습니다 ^^;

 

손이 완전히 회전하면서 자연스럽게 리프팅으로 넘어갑니다.

역시 말이 쉽습니다... 오죽하면 제가 턴부터 하려고 했다가 훅을 포기하려고 했을까요.
아무튼 훅의 원리는 공에 회전을 거는 거고, 턴만 해줘도 공에 회전은 먹지만
매우 빠른 시간에(공이 막 던져지는 찰나) 손을 회전시켜줘야 하는게 어렵네요.

그리고 턴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점, 손목이 뒤로 꺾이면 안 됩니다.
손목이 뒤로 꺾인 상태에서 공을 던지면 아무리 세게 회전을 걸어봐야

 

요 그림대로 공이 돌면서 일직선으로 돌진하는 장면만 보게 됩니다...
공에 옆으로 회전이 들어가지 않아요.

저같은 경우는 역시 주구장창 하다 보니까 어거지로 턴이 완성됐습니다만
- 리프팅만으로는 훅이 잘 안 되는 볼링장에서 연습하다 보니 좀더 세게, 좀더 세게를 모토로 공을 던지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손목까지 같이 돌아가서 턴을 습득하게 됐... -
아대를 끼고 하게 되면 오히려 리프팅보다 턴이 쉬울지도 모릅니다.
아대를 끼게 되면 손목이 절대 뒤로 꺾이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릴리즈가 가능해지거든요.
아, 저는 아대를 껴본 적이 없어서 그냥 추측할 뿐입니다... ㅡㅡ;

맨 위에 턴을 해야 하는 이유를 썼지만,
턴을 해야 하는 다른 이유는 리프팅 만으로는 회전을 충분히 줄 수 없을 경우
결국 공을 천천히 던지는 것으로 훅을 조절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스트라이크를 칠 수 있는 확률이 줄어듭니다.
공이 헤엄을 치듯이 핀 사이를 흘러들어가서 핀을 쓰러뜨려야 하는데
공에 앞으로 굴러가는 추진력이 부족하면 핀에 부딪히면서 공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안 흘러가는 경우가 생겨요.

 

(결국 요 모양을 만들 수 없다는 소리)
하지만 턴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은 공을 앞으로 세게 던져도 충분히 훅이 구사되고
그만큼 점수가 높아지게 되겠죠 ^^

다만 손을 회전시키라고 했는데 어깨를 회전시킨다던가 팔 전체를 돌린다던가
이래서는 전혀 소용 없습니다.
염동력자도 아니고 공에 회전을 거는 것 외에 공이 굴러가는 방향 자체를 꺾을 수 있는 방법은 없으니까요.
공에 회전이 전달되려면 손목만 돌려주는게 제일 나을 듯 싶네요.


2. 던지는 법은 알겠다. 그런데 생각보다 훅이 잘 되지 않아!?
리프팅이든 턴이든 던질 수 있게 되면 공은 회전을 받습니다.
그러면 아주 약간이라도 공이 꺾이는 걸 볼 수 있는데, 그놈의 아주 약간이라는게 불만이신 분께 조언을 드리면

(1) 볼링장 자체가 훅이 잘 안 된다
레인에 기름칠을 많이 하는 볼링장은 볼링공과 레인 사이의 마찰력이 줄어들고,
그렇게 되면 공의 회전력이 전달이 잘 안 돼서 훅이 잘 안 들어갑니다.
이 경우에는 공에 회전을 더 많이 주면 됩니다.
다른 방법은 없어요 '_'

(2) 남들은 훅이 잘만 되는데 나만 안 된다
이 경우는 다른 할 말은 없네요.
역시 공에 회전을 더 많이 줘야 됩니다.

(3) 내가 훅을 제대로 하고는 있는건지가 궁금한 사람은 공을 최대한 천천히 던져보세요.
훅이라는게 공이 앞으로 굴러가는 추진력과 공이 옆으로 회전하는 회전력이 합쳐져서 꺾이는 것이고,
제대로 훅을 구사하면 공이 처음에는 앞으로 굴러가다가 중간에 방향을 틀게 되는건데
앞으로 굴러가는 추진력이 너무 강하면 옆으로 굴러가는 회전력을 무시하고 앞으로 돌진하게 되므로
공을 천천히 굴려봐서 본인이 공에 회전을 걸고 있는지 확인하는게 필요합니다.

(4) 볼링장에 비치된 공은 원래 훅이 잘 안 돼요!
볼링 잘 치는 사람들은 본인 소유의 마이볼을 가져와서 치는 경우가 많은데,
공을 살 때 본인 손 크기와 공에 회전이 들어갈 무게중심 등을 고려해서 구멍을 팝니다.
보통 볼링장에서 제공하는 공은 그냥 앞으로 굴러가기 쉽게 만들어놓은 공이지요.
훅을 잘 하는 사람보다 훅을 못 하는 사람이 태반이니 이렇게 공을 만들어놓는게 당연하다면 당연하달까요 '_'
아무튼 본인이 가장 훅을 구사하기 쉽게 만들어놓은 마이볼이니 훅이 잘 되는게 당연하고
볼링장에 있는 공 갖다 쓰는데도 훅 잘 치는 사람은 뭐냐고 하시면
훅 하다 보면 던지는 힘을 가감하던가 리프팅, 턴을 조절해서 하는 거니까 저한테 뭐라고 하지 마세요 ㅡㅡ;

이상으로 저만의 볼링 훅 치는 법에 대한 글을 마칩니다.
도움이 안 되셨다고요?
그럴 것 같았어요. 제가 써놓고 봐도 뻘글이니까 ㅡㅡ;

 

* 추가사항(2013.07.24)

볼링을 제대로 배운 지인의 지적에 따라 몇 가지를 추가로 설명합니다~~

 

1. 직구로 던지던, 훅을 먹이던간에 손목이 꺾이면 안 된다고 합니다.

손목이 꺾이는 사람은 아대를 끼는게 좋다고 합니다.

 

2. 제가 위에 설명한 훅 치는 법은 정석이 아니라고 합니다. 롱훅 치는 방법에 가까운 것 같기도.

숏훅 치는 방법은 또 따로 있나봐요 ㅎㅎㅎㅎ

물론 저는 모릅니다.

 

3. 볼링을 제대로 배우고 싶으면 처음부터 훅을 익히려고 하지 말고

스트레이트로 모든 프레임을 커버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을 때에 훅에 입문해야 한다고 합니다.

저처럼 사파 기술을 익히기보다는 역시 정석으로 익히는게 장기적으로 볼 때 훨씬 좋겠지요?

2011. 3. 14. 19:03

볼링 훅 도전기


들어가는 글
나는 볼링을 좋아한다.
그리고 볼링을 잘 치고 싶다.
이왕이면 손에 아대를 끼는 사람보다 잘 치는 것이 목표이다.
아대를 끼고 하는 사람들은 왠지 본인의 힘이 딸려서 기계의 도움을 받는 것 같아
치트키 쓰는 사람같은 인상이 박혀있다. ㅡㅡ;
아대를 차는 사람들은 열이면 열 훅을 구사하는데,
나는 훅을 어떻게 치는지 모른다.
거터(일명 또랑창)에 빠질 듯이 움직이다가 한순간 휙 하고 방향을 틀어서 스트라이크를 만드는
멋진 궤적이야말로 남자의 로망!
이라는 미명 하에 훅에 도전하기로 야심차게 마음을 먹었다.
지금부터 써내려갈 글은 한 사내의 독학으로 훅에 도전하고 성공하기까지의 뻘짓이 담긴 영양가 없는 일지다.

2010.12.XX
훅을 구사하려면 공에 회전을 넣으면 되는가보다 싶어서 몇 번 시도해봤지만 아무래도 무리였다.
그래서 인터넷에 볼링에 대해서 검색해봤다.

볼링에 있어서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훅을 구사하는 방법,
하나는 스트레이트로 꽃아넣는 방법.
뭐가 됐든 공을 다음과 같은 지점으로 보내야 한다.

위 그림과 같이 1번,2번 핀 사이로 보내던가 1번,3번핀 사이로 보내야 하는데
그 이유는
공이 굵은 선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볼링핀들이 화살표 방향으로 쓰러질 확률이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튼,
스트라이크 치기 좋게 공을 보내려면
훅을 구사해서 공을 휘게 만들어서 저 코스로 보내던가,
일직선으로 쭉 굴려서 저 코스로 보내던가
둘 중에 하나를 하라는 소리인데...
훅은 몇 번이나 시도를 해봐도 안 됐으니
스트레이트로 굴려서 저렇게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다음 번에 볼링장 가면 한 번 시도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2010.12.XX
친구들과 볼링장에 갔다.
지난번에 인터넷에서 검색해본 지식을 총동원하여
공을 1번과 3번 사이로 꽃아넣는 방법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기존에는 한 가운데 서서 공을 일직선으로 보내는 식으로 볼링을 쳤었는데,
(이렇게 쳐도 스트라이크 잘 나오게 하는 방법도 인터넷에 있긴 있더라...)
1,3번 사이로 공을 넣으려면 아무래도 가장자리에 서서 공을 던져야

위 그림과 같이 제대로 스트라이크 구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근데 두 게임이 끝나고 나서,
이 방법은 못해먹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공을 계속 일직선으로 굴리는 것도 어려운데,
가장자리에서 똑같은 방향으로 공을 굴린다는건
공을 던지는 세기, 손의 방향, 어깨 등등 모든 조건이 일정해야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이게 컴퓨터지 어디 사람인가.
중1 때 볼링 처음 쳤을 때 받았던 점수를 두 번 연속해서 받고 나서야(55점 언저리)
그냥 원래대로 치고 말자는 체념 비슷한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래도 원래대로 치면 점수는 그나마 잘 나왔으니까.
나는 역시 훅같은건 안 되나보다...

2011.01.XX
지난번에 내가 훅 쳐본다고 깝죽댈 때 관심을 보였었던 친구가
인터넷에서 몇 가지 정보를 가져왔다.
훅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공에 회전을 걸어야 하는데,
회전을 위해서는 손을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친구의 말을 들으면서 머리가 드르륵 돌아갔다.
예전에 훅을 넣는 법이라는 글에서
공을 던질 때 처음에 11시 방향으로 손가락이 움직이고
엄지손가락이 빠지면서 10시 방향으로 움직이고 어쩌고 하는 글이 있었는데
당최 뭔 소린지 이해가 가지 않아서 그냥 그런갑다 하고 말았었는데,
머리 속에서 연산회로가 띠링띠링 움직이면서 내 멋대로 가정을 하나 만들었다.
어쨌든 공에 회전만 만들면 훅이 되겠구나!
그래서 다음번에는 공을 잡고 있다가 던질 때 손을 비틀어서 공에 회전을 주는 방식으로 볼링을 쳐보기로 정했다.

2011.01.XX
친구와 볼링장에 갔다.
오늘의 목표는 공에 회전을 넣는 것.
처음 공을 던져보고 바로 깨달았다.
공에 회전을 걸려면 손목이 뒤로 꺾이면 안 되는데
릴리즈를 위해 손을 뒤로 빼는 순간 손목이 꺾여버린다.
왜 사람들이 아대를 차는지 처음으로 이해가 된 순간이다. 유레카!
는 개뿔, 아대를 안 치면 훅을 칠 수 없는 것인가! 라는 거대한 좌절감에 젖어있다가
아대 없이 잘만 공을 휙휙 꺾어버리는 다른 사람들이 생각났다.
내가 뭔가 잘못 하고 있나보다.

2011.01.XX
친구들과 볼링장에 갔다.
내가 공을 던지는 모습을 뒤에서 봐준 친구들이
공을 던질 때는 손바닥이 정면에서 180도로 앞을 향하면서 공이 앞으로 주루룩 굴러가도록 움직인 다음
공을 놓은 이후에 손이 꺾인다고 지적했다.
어쩐지 평소보다 공이 더 일직선으로 잘 나간다 했다... ㅡㅡ;;;
내 손이 삐꾸인건지 아대를 안 차서 그런건지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다.
볼링 잘 치는 회사 동기가
훅을 잘 치려면 볼링장에 나뒹구는 보통 공들 말고 회전이 잘 먹는 공을 따로 써야 한다고 하면서
볼링장 공으로 훅 배울 생각 하지 말라고 하던데,
정말 관둘까...

2011.01.XX
친구와 볼링장에 갔다.(계속 같은 친구랑 간다 '_')
짧은 시간 동안 머리를 최대한 굴려본 결과,
공을 천천히 던지면 손을 비틀어 던지는 것에 좀 더 비중을 둘 수 있고 또 공이 나가는 속도도 느려져서
회전을 최대한 살릴 수 있게 되어 공이 휘지 않을까 하는 가정을 만들었기 때문에
오늘은 이것에 대한 실험을 진행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원래 일직선으로 공을 던지면서 최대한 파괴력을 높이고자 막 뿌려댔던 버릇이
죽어도 안 고쳐진다... T_T
한 6~7번 던질 때 한 번 정도 손에서 힘을 뺄 수 있었는데,
이 때는 공을 관찰한 결과 아주 미세하게나마 회전하는 고무적인 모습이 확인되었다.
지금까지 내가 아예 뻘짓을 한 건 아니라는 희망을 안겨준 순간이었다.

2011.02.XX
친구와 볼링장에 갔다.(또 같은 친구다... 그리고 얘도 나와 같이 훅에 도전한다 '_')
게임을 하면서 두 가지 문제점을 발견했다.
하나는 공에 훅이 먹긴 하는데 꺾이는 수준이 미미함으로 인해서
공을 12시 방향으로 앞으로 굴리면 끝에 가서 조금 꺾이다 말고,
11시 방향으로 대각선으로 굴리면 끝에 가서 주룩 꺾여서 중앙 부분을 벗어나 버린다.
이래서야 스트레이트로 1,3번 핀에 꽂아넣는 걸 연습하는 거랑 무슨 차이가 있나 싶을 정도다.
그리고 다른 문제는 손에 조금만 힘이 들어가면
공을 앞으로 던져버리고 손에서 공을 놓은 후에 빈 손을 비틀어버린다.
십여년 이상을 파워볼링이랍시고 강하게 뿌리는걸 버릇으로 삼은지라 고치기가 너무 힘들다.
공이 거터에 떨어질 듯 하면서 휙 꺾이는 그림같은 투구는 머나먼 미래같다.

2011.02.XX
친구들과 집 앞 볼링장에 왔다.(기존에는 계속 수유리 볼링장)
공을 고르고 있는데 보통 공과 다른 모양의 공이 있다.
이게 회사 동기가 말했던 훅이 들어가는 공인가 싶어서 낼름 집어왔는데,
평소에는 5번 굴리면 한 번 들어갈까 말까 하던 훅이
두 번에 한 번 꼴로 꺾여 들어간다.
사람이 아무리 용을 쓰고 뻘짓을 다 해봐도 도구의 힘을 빌리는 것만 못하구나 ㅡㅡ;

2011.02.XX
집 앞 볼링장에 혼자 갔다.
훅을 위한 갈 곳 없는 열정! 은 개소리고 술에 취해서 객기 부리러 갔는데
가니까 새벽 2시에 볼링장이 꽉 차있다 '_'
조금 기다렸다가 레인 하나 잡고 주구장창 쳐댔다.
이제 공을 두 번 던지면 한 번은 훅을 먹일 수 있을 것 같다.

2011.02.XX
친구들과 볼링장에 갔다.(수유리)
그동안 또 혼자서 생각해 본 것이 하나 있어서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공을 던질 때 손바닥이 정면을 바라보는 상태에서 손을 꺾는 것이 아니라
아예 90도로 틀어서(악수하듯이) 공을 던지고 손가락 끝으로 공을 잡아채 회전을 만드는 방법을 시도해보는 건데,
요새 확실히 볼링에 미쳤는지
계단 오르내릴 때도,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길거리에서도, 침대에 누워서도
손으로 볼링공을 던지는 시늉을 하고 있다... ㅡㅡ
아무튼 자세는 이미 머리 속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자신 있게 던졌는데,
어라? 이렇게 던지니까 공이 평소보다 훨씬 가볍다.
그동안 11파운드, 12파운드 공으로 치면서 손가락에 맞는 구멍이 뚫린 공 찾느라 애먹었는데,
이제는 14파운드, 15파운드 공을 들어도 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이날 총 4게임을 쳤는데,
처음 두 게임은 공에 훅이 먹힐 것 같으면서 잘 안 먹혀서(이곳은 레인에 기름을 통으로 부어버린듯 미끌미끌하다)
세 게임부터는 좀 더 살살 던져서 최대한 회전이 먹도록 던졌더니
마지막 게임에는 그야말로 던지면 가운데로 꽃히도록 훅이 제대로 구사되었다.
드디어 나도 훅을 구사할 수 있구나!

2011.03.XX
아는 동생과 광화문에 있는 볼링장에 갔다.
이제 훅을 치기 위한 기본적인 능력은 습득했으니,
볼링장마다 틀린 레인 상태에 대한 적응훈련 차 안 가본 볼링장을 방문하는게 주요 목적이다.
그런데 훅이 어느 정도 자유롭게 되니까,
웬만해서는 스페어 처리까지 마음먹은 대로 잘 된다.
스플릿 상황만 안 만들어지면 공의 회전을 가감하면 한두 핀 남은건 곧잘 처리가 가능해져서
훅을 시도한 후로 최고 점수를 찍어냈다.
이 정도면 어디 가서 볼링 좀 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쁜 마음이 든다.

2011.03.XX
친구들과 집 앞 볼링장에 갔다.
새벽 3시에 갔는데 여전히 줄 서서 기다려야 된다.
우리나라에 볼링 인구가 이렇게 많았나?
아무튼 우리 차례가 돼서, 왠지 훅이 잘 들어갈 것 같은 공을 하나 집고 게임을 했는데
확실히 공이 좋으니까 내가 봐도 그림같이 공이 꺾여 들어간다.
첫 게임을 기분 좋게 끝내고 나서 갑자기
며칠 전에는 일반 공으로도 잘 쳤는데 괜히 공에 의존했다가 실력이 줄어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들어
보통 공으로 바꿔서 두 번째 게임을 쳤는데,
역시나 두 번째 게임에서는 공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질 않는다.
이정도로 스핀을 넣으면 끝에서 끝으로 공이 꺾여줘야 될 것 같은데 꺾일 듯 꺾일 듯 안 꺾이는 야속한 공.
아무래도 아직 갈 길이 먼 듯 하다.
역시 사람은 자만하면 안 돼 '_'

일지를 마치며
나중에 찾아봤더니
손바닥을 정면과 90도 방향으로 만들어서 공을 던지는 방법은 기본적인 훅을 구사하는 방법이고
손바닥을 정면과 마주보게 했다가 던질 때 손을 틀어서 훅을 만드는 방법은 또 따로 있었다...
지금에 와서는 내가 뻘짓을 한건지 뭔지도 알 수 없는 혼란스러운 상태지만
아무튼 훅은 던질 수 있으니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조상의 지혜를 위로 삼아서 훅으로 가는 길에 대한 여정을 마무리 짓기로 한다.
만약 이 글을 보고 나도 훅을 구사해보고 싶다는 사람이 나올지 의문이지만,
행여 그러고 싶다면 잘 치는 사람에게서 배울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