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13. 19:27

볼링 훅 치는법(지극히 주관적인 개념에서)


블로그에 근래 묘하게 사람들이 많이 접속하는 가장 큰 이유가 '볼링 훅 도전기' 글인 것 같아서
훅을 어떻게 치는지도 안 써놓은 글로 낚시질을 하는 것 같은 불편한 마음이 드는 관계로
제가 독학으로 익힌 훅을 치는 방법에 대해 최대한 설명을 해보려고 합니다.
그 누구한테도 조언을 받지 않고 익힌 것이라서 정석과는 완전 동떨어진 내용일 수 있으므로
아 이놈은 이런 식으로 훅을 치는구나 하는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1. 훅을 구사하는 기술
훅을 구사하는 기술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리프팅, 하나는 턴.
다른 방법이 있다고 해도 저는 모릅니다. 독학의 한계예요 ^^;
기술의 설명에 앞서,
어떤게 더 고급기술인지, 어떤게 더 훅을 하기에 좋은지 이런거 모릅니다.
본인이 하기 쉬운 기술이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다만 각 기술의 사용에 있어서 제가 느꼈던 점을 위주로 쓰겠습니다.

(1) 리프팅
간단히 하면 손가락을 털어주는 기술입니다...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이게 뭔지 몸으로 익히는데 두 달 걸렸으니...(잘 하는 사람한테서 직접 배우는걸 다시 한 번 추천!)
제가 생각하는 가장 쉬운 리프팅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진과 같이 손바닥이 몸을 향하고 있어야 합니다. (공을 이렇게 잡고 있으란 소리)

 

보통은 손바닥이 정면을 향하고 있죠.

아무튼 손바닥이 몸을 향하도록 공을 잡고 릴리즈 단계로 들어갑니다.

 

손이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엄지손가락을 뺍니다.(맨 위 사진이랑 엄지손가락 위치가 틀려요 ^^;)
물론 여기서의 '자연스럽게'가 말이 쉽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던지다 보니까 되더라고요 '_'

 

구멍 안에 들어가 있던 셋째, 넷째 손가락을 펼치는 느낌으로 공을 털어줍니다.
이해가 안 되면 악수할 때 손을 움직이는 거랑 같은 느낌으로 던진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물론 볼링공을 위아래로 흔들라는 소리는 아니고, 악수하면서 손이 내려갔다 '올라오는' 시점을 생각하면 될 듯?

그리고 엄지손가락이 빠져나온 이후 공을 던질 때까지의 짧은 순간 동안에 얼마나 빨리 털어주냐에 따라서
공의 회전력이 결정되는 것 같네요.

리프팅을 하게 되면

 

1. 그림처럼 공에 옆으로 회전이 걸리게 됩니다. 따라서
2. 그림처럼 공이 회전하면서 앞으로 굴러가는 걸 보게 됩니다. 

본인은 공에 회전을 넣는데 전혀 훅이 되지 않는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으시면
저는 이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의 가운데를 중심축으로 해서 빙글빙글 돌면서 회전을 하는 경우죠.
이 경우에는 공이 옆으로 굴러갈 만한(훅을 할 수 있는) 회전력이 안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저만의 이론이므로 틀릴 가능성 99.9%입니다. 회전하는데 훅이 안 되면 공이 저렇게 보이더라고요 ㅋ)

독학하면서 느꼈던 점은,
처음에는 턴을 해야 공이 휘는 줄 알고 열심히 연습해봤는데 공이 거의 휘지 않아서 거의 포기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볼링을 잘 치던 지인이 공을 던질 때 손의 모양이 좀 특이했던게 갑자기 기억나면서
손바닥을 정면이 아닌 몸쪽으로 향하게 하고 던지면 회전을 줄 수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다음날 볼링장에 가서 해봤는데 거짓말같이 훅이 됩디다.
나중에 찾아보니까 이게 리프팅이더군요 ㅡㅡ;
아무튼, 손 모양만 저렇게 만들면 리프팅 하는건 생각보다 쉬워요 ^^
그리고 리프팅의 장점은 손을 튕겨주는 힘에 따라서 공의 회전력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봅니다.
왼쪽에 핀이 남을 경우 회전만 더 강하게 해주면 공이 구석으로 들어가니까 스페어 처리가 용이해져요.
오른쪽에 핀이 남으면 각자 알아서 처리를...(훅이 되는 순간 최대의 고민거리로 돌변하는 오른쪽 남은 핀 ㅋ)

(2) 턴
리프팅이 손가락을 튕겨주는 기술이면 이건 손 자체를 돌려주는 기술입니다.
사실 리프팅만 해도 어느 정도 훅은 구사할 수 있지만,
볼링장마다 레인에 기름질을 하는 정도가 틀려서
어느 볼링장은 훅이 좌악 들어가는 곳도 있고 어느 볼링장은 죽어라 던져도 훅이 안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리프팅과 턴을 같이 해줘야 공에 더욱 강한 회전을 먹일 수 있게 됩니다.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손바닥이 앞을 향하게 공을 잡고 릴리즈 단계에 들어갑니다.

 

손이 회전하고 있습니다 ^^;

 

손이 완전히 회전하면서 자연스럽게 리프팅으로 넘어갑니다.

역시 말이 쉽습니다... 오죽하면 제가 턴부터 하려고 했다가 훅을 포기하려고 했을까요.
아무튼 훅의 원리는 공에 회전을 거는 거고, 턴만 해줘도 공에 회전은 먹지만
매우 빠른 시간에(공이 막 던져지는 찰나) 손을 회전시켜줘야 하는게 어렵네요.

그리고 턴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점, 손목이 뒤로 꺾이면 안 됩니다.
손목이 뒤로 꺾인 상태에서 공을 던지면 아무리 세게 회전을 걸어봐야

 

요 그림대로 공이 돌면서 일직선으로 돌진하는 장면만 보게 됩니다...
공에 옆으로 회전이 들어가지 않아요.

저같은 경우는 역시 주구장창 하다 보니까 어거지로 턴이 완성됐습니다만
- 리프팅만으로는 훅이 잘 안 되는 볼링장에서 연습하다 보니 좀더 세게, 좀더 세게를 모토로 공을 던지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손목까지 같이 돌아가서 턴을 습득하게 됐... -
아대를 끼고 하게 되면 오히려 리프팅보다 턴이 쉬울지도 모릅니다.
아대를 끼게 되면 손목이 절대 뒤로 꺾이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릴리즈가 가능해지거든요.
아, 저는 아대를 껴본 적이 없어서 그냥 추측할 뿐입니다... ㅡㅡ;

맨 위에 턴을 해야 하는 이유를 썼지만,
턴을 해야 하는 다른 이유는 리프팅 만으로는 회전을 충분히 줄 수 없을 경우
결국 공을 천천히 던지는 것으로 훅을 조절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스트라이크를 칠 수 있는 확률이 줄어듭니다.
공이 헤엄을 치듯이 핀 사이를 흘러들어가서 핀을 쓰러뜨려야 하는데
공에 앞으로 굴러가는 추진력이 부족하면 핀에 부딪히면서 공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안 흘러가는 경우가 생겨요.

 

(결국 요 모양을 만들 수 없다는 소리)
하지만 턴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은 공을 앞으로 세게 던져도 충분히 훅이 구사되고
그만큼 점수가 높아지게 되겠죠 ^^

다만 손을 회전시키라고 했는데 어깨를 회전시킨다던가 팔 전체를 돌린다던가
이래서는 전혀 소용 없습니다.
염동력자도 아니고 공에 회전을 거는 것 외에 공이 굴러가는 방향 자체를 꺾을 수 있는 방법은 없으니까요.
공에 회전이 전달되려면 손목만 돌려주는게 제일 나을 듯 싶네요.


2. 던지는 법은 알겠다. 그런데 생각보다 훅이 잘 되지 않아!?
리프팅이든 턴이든 던질 수 있게 되면 공은 회전을 받습니다.
그러면 아주 약간이라도 공이 꺾이는 걸 볼 수 있는데, 그놈의 아주 약간이라는게 불만이신 분께 조언을 드리면

(1) 볼링장 자체가 훅이 잘 안 된다
레인에 기름칠을 많이 하는 볼링장은 볼링공과 레인 사이의 마찰력이 줄어들고,
그렇게 되면 공의 회전력이 전달이 잘 안 돼서 훅이 잘 안 들어갑니다.
이 경우에는 공에 회전을 더 많이 주면 됩니다.
다른 방법은 없어요 '_'

(2) 남들은 훅이 잘만 되는데 나만 안 된다
이 경우는 다른 할 말은 없네요.
역시 공에 회전을 더 많이 줘야 됩니다.

(3) 내가 훅을 제대로 하고는 있는건지가 궁금한 사람은 공을 최대한 천천히 던져보세요.
훅이라는게 공이 앞으로 굴러가는 추진력과 공이 옆으로 회전하는 회전력이 합쳐져서 꺾이는 것이고,
제대로 훅을 구사하면 공이 처음에는 앞으로 굴러가다가 중간에 방향을 틀게 되는건데
앞으로 굴러가는 추진력이 너무 강하면 옆으로 굴러가는 회전력을 무시하고 앞으로 돌진하게 되므로
공을 천천히 굴려봐서 본인이 공에 회전을 걸고 있는지 확인하는게 필요합니다.

(4) 볼링장에 비치된 공은 원래 훅이 잘 안 돼요!
볼링 잘 치는 사람들은 본인 소유의 마이볼을 가져와서 치는 경우가 많은데,
공을 살 때 본인 손 크기와 공에 회전이 들어갈 무게중심 등을 고려해서 구멍을 팝니다.
보통 볼링장에서 제공하는 공은 그냥 앞으로 굴러가기 쉽게 만들어놓은 공이지요.
훅을 잘 하는 사람보다 훅을 못 하는 사람이 태반이니 이렇게 공을 만들어놓는게 당연하다면 당연하달까요 '_'
아무튼 본인이 가장 훅을 구사하기 쉽게 만들어놓은 마이볼이니 훅이 잘 되는게 당연하고
볼링장에 있는 공 갖다 쓰는데도 훅 잘 치는 사람은 뭐냐고 하시면
훅 하다 보면 던지는 힘을 가감하던가 리프팅, 턴을 조절해서 하는 거니까 저한테 뭐라고 하지 마세요 ㅡㅡ;

이상으로 저만의 볼링 훅 치는 법에 대한 글을 마칩니다.
도움이 안 되셨다고요?
그럴 것 같았어요. 제가 써놓고 봐도 뻘글이니까 ㅡㅡ;

 

* 추가사항(2013.07.24)

볼링을 제대로 배운 지인의 지적에 따라 몇 가지를 추가로 설명합니다~~

 

1. 직구로 던지던, 훅을 먹이던간에 손목이 꺾이면 안 된다고 합니다.

손목이 꺾이는 사람은 아대를 끼는게 좋다고 합니다.

 

2. 제가 위에 설명한 훅 치는 법은 정석이 아니라고 합니다. 롱훅 치는 방법에 가까운 것 같기도.

숏훅 치는 방법은 또 따로 있나봐요 ㅎㅎㅎㅎ

물론 저는 모릅니다.

 

3. 볼링을 제대로 배우고 싶으면 처음부터 훅을 익히려고 하지 말고

스트레이트로 모든 프레임을 커버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을 때에 훅에 입문해야 한다고 합니다.

저처럼 사파 기술을 익히기보다는 역시 정석으로 익히는게 장기적으로 볼 때 훨씬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