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족발을 사서 집에서 혼자 먹은 적 있는데,
족발 1인분을 혼자 먹으려니 도저히 무리라서
3등분 해서 하나를 먹고 둘은 냉동실에 얼려버렸어요.
일단 한 덩이는 라면에 넣어서 돈코츠라면처럼 끓여 먹었고,
남은 족발 활용 요리가 뭐 있을지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불족발 90%, 족발볶음밥 X%, 나머지...
뭐 땡기는 게 없어서 어찌 처리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집에 마침 부추 사둔게 있어서 찜을 해먹을 생각으로 다른 부재료 사러 마트 들렀는데
갑자기 두부가 눈에 들어와서 즉흥적으로 요리를 결정했습니다.
마파두부를 해서 족발을 같이 넣어먹자!
준비물

마파두부소스, 두부 1봉, 족발 한 덩이, 양배추, 부추
마파두부소스에서 추천하는 레시피에는 양파를 볶아 넣으라는데
양파 손질하기 귀찮아서 양배추를 샀어요.
사놓고 보니 부추 양이 매우 많네요. 양배추도...

먼저 부추를 씻어서 대충 썰어넣었습니다.
볶으려면 물기를 빼줘야 되는데, 게으름뱅이 독거인은 그런 과정을 과감히 생략하기로 합니다.
다 썰어넣고 보니 양이 진짜 많아서 당황.

이번엔 양배추를 썰어 넣습니다.
다시 양에 당황(2)
이대로 볶았다간 채즙만으로 국 끓여먹을 수 있을 듯 해서
그냥 이 상태에서 강불로 볶아 물기를 빼보기로 합니다.

한 5분 넘게 강불로 지져대니까 물기가 쫘악 나왔다가 말라갑니다.

물기가 어느 정도 빠졌다고 판단되어 기름을 달달 붓고 다시 볶아줍니다.

물기가 없는 듯 하여 대충 해동한 족발을 투하.
전자렌지에 30초 돌리고 상온에 잠깐 두었는데
오래 기다리기 싫어서 그냥 재료의 열기를 이용해 녹일 생각이었습니다.
근데 택도 없더군요 이대로 자고 일어나도 얼어붙은게 안 떨어질 것 같았어요.

그래서 걍 소스를 붓고 끓이면서 녹이기로 결정.
마파두부 소스를 붓고 물도 1/4컵 부었습니다.

이왕 소스 부은 김에 그냥 두부도 넣고 졸이는게 간이 잘 밸 것 같아서 두부도 넣어줍니다.

야채가 물을 다 흡수해버려서 국물이 안 나오는 통에 족발 해동이 제대로 안 돼서
물을 2큰술 정도 더 부었는데,
열을 가하니까 다시 재료에서 물이 쏟아져나와서 약불에 거의 10분 가까이 끓여댔습니다.
무슨 한약 달이는 줄.

마침내 완성!
물이 흥건하게 나와서 찌개를 먹는 기분이었네요.
맛은 족발찌개가 있다면 딱 그걸 먹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