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TUREs/逸脫

영국 여행 후기(1일차)

초승달소년 2017. 9. 13. 02:08
비행기가 칼같이 이륙해서 런던 도착하니 오후2시반.
낮에 출발해서 12시간을 비행했는데 낮이네요 전 4시간 초과 비행은 이번이 처음이라 매우 신기...
영국항공 후기는 귀국편까지 타고 몰아서 쓰기로 하고,
공항에서부터 내리자마자 엄청 헤맸어요;;;;
(어디로 가야 하죠 아저씨 우는 관광객이 처음인가요)
그래도 첨에는 남들 따라가자 라는 생각으로 졸졸졸 잘 따라갔는데
출국심사장에서 어 여기 줄 없네 하고 들어갔다가 보니 여긴 내국인 전용.
옆에 조그맣게 non-eu 어쩌구 적혀있는 화살표 따라가니 사람들이 우르르 줄 서 있었습니다.
여기서만 거의 1시간30분 걸렸네요.
런던공항은 유럽에서 유일하게 출국심사를 빡세게 하는 나라래요.
저는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다 그런줄 알았는데 다른 나라들은 그냥 들여보낸다고...
질문 빡세게 할까 불안했는데 다행히 몇 마디 안 물어보고 들여보내더라고요.
여기 왜 왔냐 언제까지 있을 거냐 어디 묵을거냐 신분을 증명해라(!)(다행히 이건 출장 관련 영어 팜플렛이 있어서...)

출국심사를 마치고 나와서 두 개의 문 앞에서 헤매다
하나는 반입물건 신고를 하는 루트라는걸 깨닫고 아닌 쪽으로 나와서 지하철로 갔어요.
런던 히드로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려면
1. 히드로 익스프레스라는 기차를 탄다(패딩턴 역에 도착, 삼십몇파운드)
2. 택시를 탄다(그냥 택시는 한국 돈으로 10만원 꼴, 우버는 모르겠네요)
3. 지하철(underground)를 탄다
택시는 너무 비싸고 급행열차는 숙소 가는 시간 감안하면 시간이 그렇게 많이 절약될 것 같지 않아서
걍 지하철 타러 갔습니다.
타기 전에 가져갔던 오이스터카드를 충전.

(지인이 빌려준 카드. 잔액은 잘 썼습니다 ㅎ)
충전하느라 버벅대니 뒤에 서있던 외국인이 답답한지 가르쳐 주더라고요 ^^;

지하철 타러 가는 길도 좀 빡세요 표지판 따라서 길 잘 찾아가다 보면 엘리베이터 타는 곳이 보여요 그럼 잘 찾아온 것.

영국 지하철은 underground라고 부르는데 달리 tube라고도 불러요.
옛날에 만든 지하철이라 착굴 능력이 없어서 튜브 형태의 관을 집어놓었다나...
그래서 구식 지하철은 엄청 좁아요.
(사진은 셀카모드여서 패스... 캐리어 왕창 들고 타시면 잠시 난감하실 수 있습니다 ㅋ)

제가 처음 묵은 숙소는 premier inn london city aldgate 라는 곳이예요.

(체인점인듯 런던 곳곳에 이 마크가 달렸어요)

저길 찾아가려면 piccadilly 라인에서 district라인으로 갈아타야 되는데,
굳이 노선 이름을 적은 이유는
여기 지하철은 갈아타는거 되게 적응 안 돼요.
특히 earl's court라는 역은 세 개의 노선이 겹치고 그 중 한 노선은 이 역에서 자체적으로 세 개의 목적지가 갈리는데
제가 여기서 갈아타야 해서 멘붕 작렬.
동서를 막론하고 여행객들은 다들 우왕자왕 했었어요.
그래도 통빱으로다가 타는건 다들 또 잘 타게 되는 신기함.
아무튼 1시간반 가량 걸려서 호텔에 짐을 푸니 6시 조금 넘어서
남은 시간 동안 뭐라도 해야겠다는 압박감에 무작정 방에서 나왔어요.
호텔이 런던브릿지에서 가까워서 최종목적지를 거기로 잡고 구글맵 켜고 일단 걷기 시작했더니
근처에 waitrose라는 이마트 같은 대형마트가 하나 나왔어요.
나중에 보니 런던은 이 waitrose, tesco 두 마트 체인이 가장 많더라고요.

여길 뒤로 하고 지도에 이상한 물구덩이가 보여서 걸어가봤더니
st katharine docks라는 곳이 나왔어요 비싸보이는 요트가 한가득!

다시 조금 걸었더니 드디어 처음 와봤지만 왠지 낮설지가 않은 장소, 타워브릿지가 나왔습니다.

첫 느낌은 장난감 같다?
템즈강이 한강보다 매우 좁아서 다리도 크지 않아요.
뭐 바로 밑에서 보면 크긴 합니다만...
그리고 런던 와서 첫 문화충돌의 경험을 하게 되는데,
여긴 저녁이면 여기저기 다 튀어나와서 맥주를 마셔대요 ^^;
커피 마시는 인구보다 맥주 마시는 인구가 월등히 높은게 아닌가 싶어요.
실제로 거리를 돌아다니면 한 집 걸러 술집이 보이는데 커피숍은 잘 없어요.
암튼 다리 바로 옆에 스타벅스가 있어서 커피 한 잔 하고,

(여유로워보이는 사람들...)
바로 옆이 런던타워라길래 어슬렁 이동해서 잠깐 봤는데,

생각보다 작더라고요.
원래 가운데 타워 하나만 있을 때는 볼 만했는데
군사요새가 되다 보니 자꾸 바깥을 보강해서 이리 되었다고...
이렇게만 했는데 8시가 거의 다 돼서 숙소 복귀해서 좀 쉬고,
각기 출발했던 회사 사람들이 저녁 늦게 모두 도착해 다같이 술집을 찾아다녔는데
두 번째 문화충격, 일찍 문 닫는 술집이 겁나 많아요...
10시만 되도 닫기 바쁘니, 한국이 얼마나 술 먹기 좋은 나라인지 새삼 느끼게 되네요.
간신히 늦게까지 하는 술집을 찾아서 간단히 생맥주를 마시는 걸로 하루를 마무리 했습니다.

(영국 펍에서 마신 기네스 생맥주. 한국에서 마시던 기네스는 칡즙이었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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