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27. 12:58

요새 새삼 느끼는 격언과 내 생활과의 연계성

1. 사람들은 정말 어쩔줄 모르는 상태일 때 웃거나 울거나 둘 중 하나이다.

  요새 회사에서 숨돌릴 틈 없이 일하는데(그것도 모자라서 지금 일요일인데 회사), 오후 5시쯤 넘어가면 정말 아무 생각도 안 들고, 심지어 빨리 끝내고 집에 갔으면 좋겠다 같은 희망마저 사라진 채 그냥 내 눈앞에 일 좀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만 남는다. 그쯤 되면 이제 얼굴에 절로 웃음이 진다. 회사 사람들은 아무래도 내가 유쾌해서 그러는 줄로 아는 모양인데, 다행히 내 웃음 속의 공허함이 외부로는 비춰지지 않나보다. 정말, 웃음만 나온다. 그냥 아무 이유 없이 실실 쪼갠다. 사람들이 힘들 때 한숨을 쉬는 이치랑 비슷하게 내 스트레스를 날리고자 하는 본능적인 자기방어 모드인건지도... 그런데 사실은 으아~~~ㄱ 하고 엄청나게 소리를 지르고 싶은데 못 하고 있음.

2. 일이 너무 많다고 느껴질 때에는 눈 앞의 작은 일부터 하나하나 해 나가라.

  일을 해도 해도 끊임없이 팩스 날라오고 전화 오고 상사가 뭘 시키고... 왼쪽에는 해야 할 일이, 오른쪽에는 끝내고 철을 해야 하는 일이 주루룩 올라와 있는 상황에서 내 본연의 업무도 아닌 다른 부서쪽 일까지 나한테 넘어오는 형국이 되면 앞이 캄캄해진다. 도대체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었고 이 다음에 무슨 일부터 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 오는데, 그 때에는 일단 눈 앞에 있는 적하보험 계약(이게 가장 간단한 업무이다)부터 처리한다. 가장 일이 많지만, 가장 빨리 끝나기도 하는 것이고 게다가 눈 앞에 쌓인 서류들은 대부분 이쪽 서류들이라서 적하보험을 다 찍어놓으면 일단 책상이 깨끗해진다. 그러면서 한숨 돌릴 여유를 찾고 나머지 일을 하게 된다.

3. 사람들이 하는 걱정들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대한 걱정이 40 퍼센트, 과거에 발생했기 때문에 손을 쓸 수도 없는 걱정이 30 퍼센트, 내가 아무런 도움도 못돼줄 타인에 대한 걱정이 12 퍼센트, 상상으로 그려보는 질병에 대한 걱정이 10 퍼센트, 우리가 하는 걱정 중에 걱정할 가치가 있는 것은 고작 8퍼센트이지만 그것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 한다.

  내가 낮 중에 하는 가장 쓸데없는 걱정은 '지금 일이 없는데 괜찮은 건가? 뭘 찾아서 해야 되는 것 아닌가?' 이다. 이 걱정 때문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다시 일이 쌓이면 허덕댄다. 그 다음은 늘어나는 살 문제. 안 먹으면 되는데 항상 밥은 싹 다 먹어버리면서 걱정만 하고 있다. 또 공부에 관한 것. 사실 귀찮아서 안 하는 것이면서도 시간 핑계를 대고 있다. 그 밖에도 많은데, 다 해결책을 내가 갖고 있으면서도 혼자 끙끙 앓고 있달까. 이런 쓸데없는 걱정들을 좀 비울 필요성이 이 글을 쓰면서 다시금 느껴진다.


  공부하고 싶은 건 많고 운동도 하고 싶고 몸매도 가꾸고 싶고 이것저것 취미도 가지고 싶고 블로그도 좀 꾸며보고 싶고 아무튼 이것저것 질러보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사람이 나태해져 가는건지 뭔지 잘 안 된다. 아마 이럴 때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격언은 이게 아닌가 싶다.
The real risk is doing nothing.
(진짜 위험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Denis Waitl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