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 30. 17:53

1박2일 강화도 여행

남자 다섯이서 아무 계획 없이 무작정 여행 질렀다.

강화도에 가서 어디 갈까 고민하다가 석모도 보문사를 가기로 정했다.

석모도는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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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가 무지 많았다.

저기에 보이는 하얀 점들이 다 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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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갈매기들 보니까 배 왔다갔다 할 때마다 같이 따라 다니면서 놀러 온 사람들이 던져주는 과자 집어먹는 데 익숙해져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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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먹이 주는 장면 도촬 ^^

석모도 도착해서, 처음에 보문사에 걸어가려고 하다가 자전거 빌려준다는 광고판 보고 전화를 했더니 지금 외출 중이라서 못 해준다고 하길래 에이 그냥 걸어가자 라고 하는 순간 버스 도착 ㅡㅡ

보문사 도착해서도 특별히 볼 만한 것은 없었다. 곳곳에 돈 내달라는 갖가지 행사들만이 눈에 띌 뿐...

마애석불좌상이 절 위에 있다길래 거기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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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이 한 400개 정도 된다고 함. 처음에 이 계단 보고 얼마 안 높네라고 생각했는데 저 위에 올라가서 보니까 옆에 다른 계단이 우르르... 무릎 나가는 줄 알았음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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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게 마애석불좌상. 조각된지 100년도 채 안 됐다기에 별 감흥은 없었다.

에서 내려와서 어디 갈까 의논하다가 그래도 바다에 왔으니 해수욕장을 가자고 합의를 보았다.

그런데 해수욕장 정반대로 길을 잘못 잡아서 이상한 해변가로 갔다. 당연히 사람은 우리 뿐.

거품이 잔뜩 이는 바다를 보니 들어갈 엄두가 안 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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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슬슬 지려고 하는 모습.

대충 시간 때우다가 저녁을 먹고 이번에는 진짜 해수욕장 가서 일몰을 보자고 결정했다.

저녁은 아까 산에서 내려올 때 자기 가게로 오면 묵이랑 전을 서비스 해 주시겠다던 아주머니네로 갔는데
올라가니까 손님 없어서 문을 닫고 내려오시던 중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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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 가게에서 밴뎅이회무침과 된장찌개로 저녁 해결.

녁을 먹고 나오니까 이미 해가 떨어졌다 ㅡㅡ;

그래도 해수욕장은 가자! 라는 마음가짐으로 의기양양하게 걸어갔는데...


한시간 반을 걸어서 겨우 중간지점에 도착, 해변 도착하기도 전에 쓰러지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어떤 아저씨께서 트럭을 몰고 오시더니 대뜸 저희를 태워주셨다. 정말 구세주 같았음 ㅡㅜ

힘들게 도착한 해수욕장에도 사람은 역시 없다는걸 확인하고 (ㅈㅈ) 방을 대충 잡아서 - 해수욕장 근처는 방값이 비쌌음. 방황하고 있자니 어떤 아저씨(팬션 주인)께서 방 못 구했냐고 물어보시더니 근처 민박집에 전화를 해서 저희가 갖고 있는 전부라고 우겼던 4만원에 방 하나를 잡아주셨다. 시골 인심 좋구나~

방에서 술도 안 마시고 미친듯이 카드게임 하다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시청하면서 잤다. 참으로 건전하게 놀구 있구나라고 생각.

아침에 씻고 날씨가 좋아서 해수욕장 한번 더 갔다가 썰물이라 다시 ㅈㅈ 치고 섬을 나가려고 선착장 나가는 버스를 타러 갔다.

시간표를 보니 버스가 한 시간 후에 온다길래 그냥 걸어가자라고 결정을 내리고 걷고 있는데 뒤에서 차가 오길래 또 태워줬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차가 멈추고 우리를 내다보는 낮익은 아저씨... 어제 우리를 태워 주셨던 분이었다. 또 타고 걸으면 최소한 한 시간쯤 걸리는 거리를 편하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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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구름에 가려서 구름 그림자가 땅에 진 모습. 저기 끝 쪽에 밝은 녹색 부분이 햇빛이고 칙칙한 녹색은 그림자 부분임.

트럭에서 내려서 원기충전해진 우리들, 선착장까지 걷자는 무모한 합의를 보고 주욱 걸었다.

한 시간정도 걸었나, 가도가도 끝이 안 보이는 언덕 때문에 녹초가 돼버려서 아까의 만용을 후회하고 있을 때, 뒤에서 트럭이 한 대가 왔다. 내 친구, 히치하이킹 실패하면 민망할까봐 손을 쭈뼛쭈뼛 들고 있자니 어김없이 멈추는 트럭. 아 정말 여기 인심 좋습니다 좋아요~

선착장까지 트럭을 타고 가면서 거리를 대강 생각해보니까 걸어서 갔으면 4시간은 걸렸을 듯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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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지는 선착장. 여전히 우리를 따라오는 갈매기들.

강화도에 내려서 점심을 먹고 서울 가는 버스를 탔다.

점심으로 순대국밥을 먹었는데 의외로 맛이 있어서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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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간판 '원조 순대국' - 외포리(석모도 선착장)에서 버스 내리신 분들 식사로 뭘 먹을지 고민하신다면 추천 ^^

나이가 들면서 친구들이랑 같이 여행 가는 것도 힘들어져서 이번이 아마 마지막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다. 카메라 들고 온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사진은 전부 핸드폰(130만화소)로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