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TUREs/逸脫

영국 여행 후기(8일 ~ 9일차 - 리치몬드파크, 애비로드, 킹스크로스역, 테이트모던, 피시앤칩스(버로우마켓))

초승달소년 2017. 9. 15. 15:45
이날부터는 일정이 끝나서 자유시간이었지만
숙소를 옮겨야 해서 오전에는 방 안에서 노닥거리다가 12시 다 돼서 짐 싸서 나왔어요.
다음 숙소는 premier inn london putney bridge라는 곳이었어요.

이름에 걸맞게 다리 건너면 바로 딱 나오는 호텔인데
좀 오래 됐는지 외관이 많이 낡았어요 ^^;
그래도 내부는 깨끗하고 방도 넓은 방을 줬어요 ㅎㅎ
다만 위치 상으로 런던 시내에서는 좀 멀다는 단점이.

(퍼트니브릿지)

저녁에 한국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런던에 체류하는 지인 집을 방문하기로 해서
뭐하고 시간을 때울까 고민하다가
지도를 보니 가는 길에 리치몬드공원이라는 곳이 있네요.
런던 여행 검색할 때 어디서 이름을 봤는데... 싶어서 일단 가보기로 결정했는데
제가 런던 시내 있으면서 가장 좋았던 곳이었어요 여기가!

이건 공원이라기보단 숲이라고 봐야 하는 광활한 지대에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는 곳이예요.

눈 앞에서 커다란 사슴들이 풀 뜯다 뛰어다니는 걸 보면 절로 기분이 좋아지게 됩니다.
(서울숲에서 사슴 보면 이런 느낌일지... 아직 안 가봤거든요)
한 시간 정도 산책을 했는데 시간만 많으면 하루 종일 죽치고 싶은 곳이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도 상으로는 1/10도 못 봤으니 규모가 그야말로 상상초월.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잠시 후에 폭우 작렬)
먹구름 말 나온 김에 쓰는 얘긴데,
영국날씨 영국날씨 하는데
진짜 이 나라는 일기예보의 의미가 없겠다 싶습니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비가 내려서 우산이나 레인코트가 필수예요.
현지인들은 귀찮아서인지 걍 맞고 다니는 사람이 대부분이네요 ㅎㅎ
이런 나라의 강수량이 우리나라의 반절이라니...

공원을 나와서 서비튼이라는 지역으로 이동했어요.
지인의 설명으로는 경기도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고.
런던은 너무 비싸서 여기로 오게 되었다고 했는데,
집이 노팅힐에서 보던 것 같이 멋진 주택이더라고요.
(지인이 달리 보이던...)
한국식 식사를 대접해서 불고기와 김치를 마음껏 먹고 숙소로 복귀했습니다.

다음 날은 그동안 너무 무리해서 다리고 허리고 안 아픈 곳이 없는지라 적당히 돌아다니자는 생각으로 움직였습니다.
원래도 일정을 짜서 움직이진 않았지만 이 날은 진짜 즉흥적으로 돌아다녔어요.
먼저 파스를 사러 boots라는 생필품가게(우리나라의 올리브영과 동일)를 찾았는데
일요일이라고 문을 닫아서 당황 ㅡㅡ
다행히 맞은편에 또 가게가 있어서 파스를 사서 다리에 덕지덕지 붙이고
어디를 가볼까 고민하다가
애비로드로 목표를 정했어요.
비틀즈의 팬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그 장소,
애비로드 스튜디오가 있고 비틀즈 마지막 음반의 커버를 장식하는 횡단보도가 있는 그곳!

버스 내리는 곳을 놓쳐서 터덜터덜 걷고 있는데 도로가 공사중이고 그 앞에 사람들이 몰려있어서
저기는 뭐지? 하고 가봤더니 거기가 그 애비로드의 횡단보도더라고요 ㅎㅎ

일행들끼리 온 사람들은 걷는 모습을 흉내내서 사진을 찍었는데
전 혼자 와서 아쉽지만 셀카로 만족.

다음으로 어딜 가볼까 하다가 킹즈크로스 역으로 갔어요.
여기는 런던도서관이 있기도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그 유명한 PLATFORM 9 3/4가 있는 해리포터의 명소이죠.
(런던도서관도 영화에 나오긴 하네요)

가보니 줄을 엄청 섰고 관리인들이 주위를 감시하면서 줄 옆으로 다가와서 사진을 찍지 못하게 했어요.
하긴 이렇게 안 하면 매일 폭동이 나겠죠 ^^;
전 굳이 바로 앞에서 마법봉 들고 사진 찍고 싶진 않아서 그냥 보는 걸로 만족.

(최대한 접근해서 한 컷 ㅎ)

그리고 나서 테이트모던을 가기로 했습니다.
원래 그 전에 bread street kitchen이라는 고든램지가 운영하는 식당을 가보려고 했는데
(인터넷에 식당 검색해보면 죄다 싱가폴 소재 식당만 나오네요 그 글 쓴 사람들은 저 식당 이름이 식당이 위치한 거리의 이름을 그대로 따서 지은 거라는걸 알게 될지)
이런 레스토랑들은 예약을 해야 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이더라고요.
뭐 무작정 가서 대기 타면 먹을 수 있겠지만 말도 짧은데 가서 뭐라고 해야 할지 난감해서 걍 포기했어요 ㅡㅡ;
암튼 터덜터덜 다리 건너서 테이트모던으로 이동.
(밀레니엄브릿지라는 다리를 건너면 바로 테이트모던인데 전 식당 가려다 길을 바꾼거라 옆 다리로 건넜)

테이트모던은 원래 발전소였는데 박물관으로 리모델링 한 거라고 하네요.
덕분에 관광명소가 되면서 지역경제가 같이 일어섰다나.
안에는 각종 그림들과 전시물들로 가득차있는데,
전 예술에 관심이 없어서 역시 휘리릭 돌고 ^^;

(백남준관이 따로 있습니다)
10층 전망대로 올라갔어요.
여기에서 편하게 런던 시내를 전망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이 시점에서는 날씨가 좋아서 좋은 구경 잘 했어요.
근데 바람이 세고 영국 날씨가 서늘해서 좀 춥더군요.
(더 좋은 경치를 보려면 스카이타워라는 곳을 가야 한대요 전 귀찮아서 패스)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뭔가 저녁을 때워야 했는데,
정처없이 버로우마켓으로 걷다 보니
(식재료 팔기로 유명한 곳이래요 전 잘 몰랐지만 ㅎ 그냥 길거리 음식 많이 팔던걸 지나가면서 봐서 그걸 먹으러 간 간데)
어떤 피쉬앤칩스 가게가 2017년 선정 맛집이라는 간판을 걸고 있네요!

피시앤칩스는 다른 블로그들이 설명을 더 잘 해놓았지만,
원래 어부들의 음식이고 그 협회같은게 있어서 매년 가장 맛이 좋은 집을 선정한대요.
암튼 런던에 왔는데 한 번도 안 먹어보면 아쉬울 것 같아서 숙소에서 먹으려고 포장해서 샀어요.
(9파운드, 가게에서 먹으면 두 배로 비쌌음)
튀김이니 따뜻할 때 먹는게 제일 맛있을 것 같아서
뜯어서 약간 먹어보았는데
먹고 헛웃음이 나오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영국음식 아~~~ 참 별로네요 ㅎ
이걸 싸들고 숙소 돌아가는 것으로 하루를 마쳤습니다.
(다행히 식고 나서도 맛이 그리 떨어지진 않아서(원래 맛이 없어서?) 맥주 안주삼아 해치웠다는... 양은 더럽게 많았네요 2인분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