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와 고생의 관계에 대한 고찰
생활 속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다 보면 정말 자주 사용하게 되는 말 중에 하나,
'수고하셨습니다.'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이겠지만,
'수고'라는 단어는 손윗사람이 손아랫사람에게 하는 말이라서
원칙상 젊은 사람들이 어른들에게, 또는 인터넷에서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쓰기에는 안 어울린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도대체 어떤 말을 써야 할까 고민 끝에 내가 주로 사용하는 말은
'고생하셨습니다'
군대 시절부터 계속 쓰다보니 입에 붙어서 이제는
윗사람 뿐만 아니라 아랫사람(이래봐야 주로 학교 후배들...)에게도 계속 사용하고 있는 표현이다.
그런데, 맞춤법 내지는 표준어라는게 시대적 상황에 따라 바뀌게 마련이고,
요새는 거의 대부분 '수고하셨습니다'를 남발하고 있다 보니
굳이 내가 '고생하셨습니다'를 고수해야 할 필요가 있나 고민이 된다.
사실 단어 하나하나에 대해 신경쓰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아랫사람이 수고하셨습니다 라고 인사하는데 기분 나쁠 것 같지는 않아보이지만,
직장생활 하면서 느낀 건데 조금만 나이차가 나도 정말 예의범절과 관련해서 보수적인 사람들이 넘쳐나고,
사소한 행동, 표현 하나하나에 따라 사람에 대한 평가가 갈리는 정글 속에서
굳이 단어 하나 때문에 예의없는 놈 평가받는 것보다는
그냥 '고생'이라는 표현을 계속 쓰는게 낫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 그냥 '수고하셨습니다' 라는 단어 하나로 인사가 끝났으면 좋겠다.
충분히 정중한 인사로 쓸 수 있는데 초기 설정이 이상하게 되었다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직장 후배가 메신저로 '수고하셨습니다'라고 하면 기분이 그닥 좋지 않은걸 보면
은근히 나도 보수적인(또는 편협한) 사람인가보다......